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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준,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비상하다

2023-08-09

 관리자  11-10-31 08:58  1,459  0
한때 가장 기대되는 유망주란 칭찬이 자자했다. 2009-10시즌을 앞두
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네덜란드 최고의 명문 아약스에 입단하면
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U-20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물론, 10
대 나이로 A대표팀에도 발탁되는 등 각급 대표팀 감독들이 그의 현재
와 미래에 주목했다.

그러나 그저 그런 부류로 전락하는 것은 순간이었다. 흔치 않은 하드
웨어를 앞세워 대한민국 축구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석현준이란 샛
별은 금세 별똥별이 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석현준은 또래들과 달
랐다. 석현준은 좌절이나 포기 대신 이를 악무는 성숙함을 가지고 있
었다. 눈물 젖은 빵의 맛을 일찌감치 본 그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이
유다.

석현준이 다시 뜨고 있다. 예전처럼 가능성을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활약에 대한 칭찬이다. 네덜란드 리그 흐로닝언에서 활약
중인 석현준이 10월31일 새벽에 끝난 페예노르트와의 리그 11라운드
경기에서 또 다시 골맛을 보면서 3경기 연속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10월16일 헤라클레스전에서 네덜란드리그 첫 골을 성공시킨 석
현준은 10월23일 트벤테와의 홈경기에서 또 후반 21분 동점골을 기록
하며 2경기 연속득점에 성공한 바 있다. 6-0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로
끝난 페예노르트전에서도 팀의 6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홈경기장을 축
제의 무대로 만들었던 석현준은 이제 팀의 확실한 조커로 자리매김
한 분위기다.

190cm 83kg의 탄탄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는 석현준은 일찌감치 많은
주목을 받았던 대형유망주였다. 아직 10대이던 2010년 여름 조광래
감독이 A대표팀에 소집시켰을 정도다. 당시 조광래 감독은 "석현준
은 가능성이 큰 선수다. 당장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
다. 그러나 (박주영을 대신할)공격수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기회
가 있을 때마다 어린 선수들을 불러 점검할 계획"이라고 발탁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석현준은 바라는 방향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아약스에서
는 2군을 전전했고 각급 대표팀에서는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갔다.
안팎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줄어들었고
본인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엎친 데 덮쳐 아약스에는 더 이상 석현준
이 설 자리가 없었다. 그리고 2011년 6월, 석현준은 리그 중상위클
럽 흐로닝언으로 이적했다. 채 꽃 피우지 못한 채 내리막길을 향하
는 수순으로 보였으나 이것이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흐로닝언을 이끌고 있던 피터 후이스트라 감독은 아약스 2군팀
인 '융 아약스'에서 석현준의 잠재력을 이미 확인했던 인물이다. 그
래서 석현준을 불렀다. 즉,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는 지도자를 만나면
서 어린 석현준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고 부담을 떨치자 잠재력이
서서히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꾸준히 출전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 반갑고 감독의 그 의중을 헤아려 조커
로서의 임무를 멋지게 소화하고 있다는 게 또 반갑다. 지금의 페이스
라면 앞으로 출전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손흥민 남태희 지동원 등과 함께 대한민국 차세대를 이끌 대형
유망주로 손꼽혔던 석현준이 다시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는 것은 대표
팀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지금이야 잠시 동떨어져있다지만 결국
은 붉은 유니폼도 다시 입을 석현준이다. 가뜩이나 대형 공격수 부재
에 목마른 한국 축구계의 실정을 감안하면 석현준의 비상은 더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