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이 찾은 그로닝겐, 탁월한 선택이다
2023-08-09
석현준(20)이 다부진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며 새 둥지에 안착했다.
석현준이 새 거처로 삼은 곳은 지난 시즌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서 5
위를 기록한 FC 그로닝겐이다. 아약스에서 설 자리를 잃은 뒤 일방적
인 이별 통보까지 받은 석현준은 27일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FC 그
로닝겐과 2년 계약(1년 옵션)을 맺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 '특급 유망주' 석현준의 잃어버린 1년
석현준이 그로닝겐에 입단하기까지의 지난 1년은 험난한 길 그 자체
였다. 잊고 싶은 기억이었다. 아약스 입단 첫 해인 2009/2010 시즌
과 달리 좀처럼 1군에 오르지 못한 채 2군을 전전했다. 성장은 더뎠
고, 구단과 팬들의 관심도 서서히 줄어갔다.
한국에서의 인지도도 급격히 떨어졌다. 조광래 감독 부임 이후 A대표
팀에 발탁(9월 이란전)됐지만, 별 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올림
픽 대표를 거쳐 U-20 대표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
았다. 떨어진 경기 감각을 투지로 극복하려 했으나 '한국의 즐라
탄', '차세대 공격수'와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뜻대로 되는 게 없었다. 고교 시절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지동원(선
덜랜드)이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떠오르던 터라 그의 부진은 더
욱 도드라졌다.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축구인생의 첫 번째 위기
를 맞았다.
* 새로운 둥지에서 비상 준비
하지만 석현준은 많은 이들의 무관심에도 묵묵히 재도약을 준비했
다.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을 비롯한 에레데비지에 유수 클럽의
문을 두드렸다. 일부 국내 축구팬들은 "K리그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입단 당시 "성공하기 전까지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던 그는 유
럽에서의 성공을 위해 유럽 시즌 휴식기에도 분주히 돌아다니며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그 땀의 결과로 그로닝겐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
다.
석현준의 그로닝겐 이적 결정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그로닝겐
은 어린 유망주들이 커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있다. 20대 초
반 선수들이 주축이다. 석현준이 아약스에서 경쟁했던 루이스 수아레
스(리버풀), 미르코 판텔리치 등 수준급 공격수들과는 기량 면에서
한 단계 떨어진다는 평. 충분히 주전 경쟁을 해 볼만하다.
그로닝겐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피터 후이스트라 감독과의 인연도 긍
정적인 요소다. 석현준이 아약스에 갓 입문할 당시 후이스트라 감독
은 아약스의 2군 감독을 맡고 있었다. 후이스트라 감독은 그때부터
석현준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1군 운영에 집중하던 마틴 욜(현 풀
럼) 감독을 대신해 석현준을 유럽 무대에 걸맞은 공격수로 만들기 위
해 부단히 애썼고, 이번에도 석현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영입했다.
석현준은 분명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할 나이에 한 계단을 내려왔다
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선택은 큰 성공을 위한 발판
이 될 수 있다. 여름철 장마는 지겹게도 비를 뿌리다가도 언제 그랬
냐는듯 걷히곤 한다. 석현준도 위기를 딛고 새롭게 비상할 수 있다.
축구 선수에게 유럽은 기회의 땅이다.
관리자 11-06-28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