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U리그에 나타난 중국인 유원, “2002 월드컵 보고 반했어요”
2023-08-09
서울대 체육교육과 유원, 정신력과 근성 배우기 위해 혈혈단신 한국
행
축구 안 되자 공부로 서울대 입학, “축구 올인 보다 다른 길도 생각
했으면”
‘2011 U리그’에 중국인이 입성했다. 서울대 축구부로 새롭게 등록
된 유원(25)이 주인공.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한국과 인연
을 시작한 유원은 지난 5월 13일 열린 상지대전에서 U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혈혈단신 한국행 선택한 중국 소년, “너무 힘들었어요”
중국 상해 출신인 그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한 것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17세(한국나이 16세) 때였다. 무역업을 하는 아버지를
통해 용인FC 입단을 타진했고, 입단 허가가 주어지자 주저 없이 한국
행을 선택했다. 한국어를 전혀 못했지만 그저 축구를 배울 수 있다
는 사실에 들떠있던 때였다.
“나이가 어려서 별 생각이 없었어요.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4
강까지 올라갔잖아요. 그래서 한국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
어요. 그런데 중학교 졸업하고 한국에 올 기회가 생겼으니까 많은 생
각 안하고 그냥 왔어요.”
“한국의 정신력과 근성을 배우고 싶어서 왔는데, 선수들을 처음 보
고는 진짜 깜짝 놀랐어요. 정신력이 너무 강해서요. 처음 왔을 때는
생활, 운동 모든 것이 힘들었어요. 축구를 좋아해서 왔는데, 처음에
는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운동하기 싫었어요. 그런데 한국 친구들이
끝까지 하는 모습 보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했
죠.”
신갈고에서 3년을 보낸 유원은 한국말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수업시
간은 무용지물이었다. 축구부 동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는 했지만, 사실 축구와 공부 중 한 마리 토끼도 잡기 힘든
때였다.
고교 졸업 후 공부로 서울대 입학, 스포츠 마케팅에 도전
유원은 신갈고 졸업 후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접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대신 그의 선택은 한국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서울대에
입학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중국에서 1년간 공부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언어교육원을 다니며 한글을 체계적으로 배워나갔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 외국인 특별전형을 통해 꿈에 그리던 서울대에
입학했다.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그는 곧바로 축구부로 향했다. 작년 서울대가 6
년 만에 승리를 거두던 날도 그는 축구부에 있었다. 그리고 등록상
의 문제가 해결된 지난 13일 데뷔전을 치른 것.
“원래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뛰어보니 너무 잘하더라고요. 못
따라가겠어요.(웃음) 공부하는 2년간 운동을 거의 안 했더니 몸이 무
겁고 뛰는 것이 힘들어요.”
그는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
다. 학업을 따라가기도 힘들뿐더러 용돈벌이 아르바이트도 병행해야
한다. 수업에, 운동에, 아르바이트까지 하면 쉴 틈이 없다.
“저희는 공부하는 학생인데도 선수들과 같이 U리그를 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공부하고 운동하느라 힘들지만 모두 축구를 사랑하
니까 괜찮아요.”
“(고등학교 때는) 너무 축구에 빠지는 것보다 더 멀리 봐서 다른 길
도 생각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저희 학교 1학년 김현도 축
구선수 출신인데, 공부로 서울대까지 왔잖아요. 저는 7살 때부터 축
구를 했으니까 스포츠를 못 떠날 것 같아요. 앞으로 스포츠 분야에
서 일을 하고 싶어요. 스포츠 경영이나 마케팅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
다.”
글=손춘근
※ 'KFA리그신문' 제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관리자 11-06-17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