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폭발' 조찬호, 무명 신인에서 특급 조커로
2023-08-09
'주머니 속 송곳'처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그 날카로움을 발휘해 인정받기 마련이다. 최근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포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조찬호(23)가 그렇다.
조찬호는 25일 대구를 상대로 한 K-리그 17라운드에서 2골 1도움을 기
록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조찬호의 활약 속에 포항은 승점 3
점을 챙기며 컵대회 포함 8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초반 부진을 겪으
며 하위권을 맴돌던 포항의 순위는 4위로 수직상승했다. 3위 광주와
의 승점차는 1점에 불과하고, 선두 서울(승점 33점)에도 5점차로 따라
붙었다.
포항이 연승을 거듭하고 있는 원동력은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서 빛나
는 백업 멤버들의 활약이다. 조찬호도 그 중 한 명이다. 전반기에는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2군 무대에서는 탁
월한 움직임과 기량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
는 빠르고 저돌적인 공격 스타일과 2선에서 수비 배후로 들어가는 파
괴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최문식 2군 코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1군으로 올라선 그는 지난달 21
일 인천전에서 프로 데뷔를 신고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K-리그 데뷔전
에서 골을 터트리며 팀의 4-1 승리를 견인했다.
이후 대구전까지 5경기에 출장하며 3골 2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경기
당 한 개씩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5경기 모두 교체 출
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도 높은 활약상이다. 특히 대구전에서는
교체 투입된 후반에만 팀의 3골을 만들어냈다. 조찬호가 출전한 5경기
에서 모두 포항이 승리를 챙겼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팀의 상승세에 불을 지핀 장본인임에도 조찬호는 겸손했다. "팀이 워
낙 좋은 분위기인데 끼어들게 된 것"이라며 자세를 낮춘 그는 "내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좋은 패스를 넣어주고, 내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
시켜준 다른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순도 높은 활약상의 비결로는 '위기의식'과 '집중력'을 언급했다. 출
전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신인이기에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다.
"나는 언제나 엔트리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다.
오늘(25일)도 출전 준비 명단에는 19명이 올랐는데, 마지막에 제외되
는 2명 속에 내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몸을 풀었다. 그래
서 출전 기회가 주어질 때 뭐든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출전 시간 동안 어떻게든 공격포인트를 올려 공격수로서의 가치를 평
가받아야 한다는 집중력도 한 몫 했다.
"전반기에는 우리팀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먼저 골을 넣고
경기를 주도하다가도 비기거나 지는 경기가 많아지는 걸 보면서, 기회
가 생길 때 골을 넣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진리를 확인했다."
모처럼 포항에 등장한 '특급 신인'의 활약에 팀 관계자들은 한껏 고무
된 분위기다. 파리아스 포항 감독도 "앞으로 우리 팀을 대표할 수 있
고 주축이 될 수 있는 선수라 기대감이 크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조찬호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주전으로 인정받기까지 넘어
야 할 고비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곧 나랑 같은 포지션에 외국인 선
수가 들어온다. 계속 경기에 나서려면 기회가 있을 때 보여주는 수 밖
에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꾸준히 출장 기회를 늘려가면서 좋은 선수
로 인정받고 싶다."
관리자 09-07-27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