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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뉴리더십 ① -훈련 : 신갈고 유동관 감독, 선수의 심장소리를 들어라

2023-08-09

기획의도

올해 상반기 첼시, 리버풀 유소년 코칭스태프가 한국을 다녀갔다.
이청용 소속팀으로 잘 알려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
도 지난 5월에 유소년 사커 스쿨을 열었다. 4년째 국내에서 캠프를
운영하던 FC바르셀로나가 8월 김희태 축구센터와 힘을 합쳐 학교로
전환했다. 홈플러스가 e-파란마음 축구클럽을 창단하고 영국FA 프로
그램을 소개했다. 유망주를 영국으로 파견하는 장기구상도 서있다.

축구가 산업화의 괘도로 진입하면서 유소년축구 시스템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선진축구, 외국어교육, 놀이식 기본기에 맞설 수 있는 학
원축구의 강점은 지도자의 ‘열정’이다. 하지만 그 열정에 이제는
지혜로움이 더해져야 한다. 감독의 권위가 아니라 원칙을 세우고 몸
으로 실천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다. ‘KFA
리그 신문’에서는 리그 참가 팀 감독을 통해 뉴리더십을 제시해보고
자 한다.

1편은 ‘훈련’이다. 초중고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훈련을 통
해 선수를 만드는 일이다.
이 부분에서 유동관 감독을 선정한 이유는 용인센터에서 신갈고와 백
암고 경기를 앞두고 본 인상적인 장면 때문이었다. 그라운드에서 선
수들에게 직접 공을 던져주며 포지션의 역할과 플레이 내용을 점검하
고 있었다. 고교 팀에서 경기 전 감독이 직접 공을 던져주며 선수들
의 몸을 풀어주는 것을 처음 목격했다.
 
유동관 감독은 훈련과 노동의 차이를 강조한다.
훈련이냐? 노동이냐?

“다리 쭉 펴! 더 올려! 무릎 팔 펴고!”
신갈고 선수들이 누워서 윗몸을 일으키며 복근을 단련하고 있다.
“뱃심으로 뛰는 거야. 뱃심. 힘 없으면 못 뛰어. 오늘 운동하기 싫
은 것 같은데 전부 다?”
“아니요!!!”
선수들의 함성에 독이 살짝 올랐다.

“훈련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노동을 하는 게 좋다.”
선착순 후 유동관 감독이 몇 명의 선수를 열외 시켰다.
“너, 너, 너 훈련하지 마!”

어떤 선수들은 숙소로 들어가고 어떤 선수는 운동장을 맴돈다.
“노동을 하면 안 되고, 훈련을 해야한다!” 이어지는 패스 훈련.
이날 훈련의 메인은 4:4에서의 전술적 움직임이다.

“갈 자리와 안 갈 자리를 구분해야지. 조금 힘들다고 안 간단 말이
야. 그러니까 노동을 해야지?”
“아니요!!!”
선수들의 외침에 독기가 올랐다.

“나는 다른 거 안 보고 그런 거 본단 말이야. 수비할 때는 (공간)
을 잡아주고, 공격할 때는 (공간)을 빠져나가야지. 얘네들 훈련시키
면 안 되겠다.”
“아니요!!!!!!!”

유동관 감독은 훈련을 귀하게 여기도록 지도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훈련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노동으로 전환한다. 선수들은 매일
훈련을 한다. 매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홀할 수 있다. 훈련이 매
일 잘 될 수만은 없다. 훈련을 귀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방법은 노동
과 열외다. 이것을 통해 근성을 기른다.

유 감독은 4:1, 5:2게임에 직접 참여할 뿐 아니라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다. 감독이 참여한 그룹은 당연히 집중도가 다르다. 하루 2시간
훈련에 메인 프로그램은 30분을 배정하고 집중하도록 몰아붙인다.

“상대는 뛰게 하고, 우리는 패스 연결하고, 말까지 다 합쳐서 1분
안에 끝내봐!”
“남석이 잘 봤어. 100점 짜리야! 왜 이리로 줬지?”
“미리 봐서요!!!”
“박수 한 번 쳐줘!”

무엇보다 훈련에서 로스타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납게 몰아붙인다.
훈련은 언제든지 늘어질 수 있고, 늘어지는 바로 그 순간 노동이 되
기 때문이다.

 
훈련에서 추구하는 것은 세밀한 구분과 철저한 확인 ⓒ박성준
훈련은 나쁜 습관과의 싸움이다

11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16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한 3학년 조석재.
중2때 축구를 시작해서 골잡이로 성장했다. 유 감독은 2학년 한 해
동안 집요하게 석재의 가능성을 파고들었다. 문제는 슈팅타이밍.

“1학년 때부터 게임 뛰다보니 우쭐한 마음이 생겼는데 어느 순간
골 못 넣고 플레이 안 되고, 2학년 때부터 감독님한테 혼나고 처음에
는 반항했는데, 유동관 감독님이 포기하지 않으시고 가능성 크다고
하면서 계속 요구하셨어요. 어느 순간 잡히는 대로 슈팅했는데, 희한
하게 골인이..”

김영찬은 포지션을 중앙수비수로 바꿔서 U-18 대표팀에 선발되었다.

훈련은 아이들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더 구체적으로는 선수들의 나
쁜 습관과의 싸움인 것이다. 고교 단계에서 습관을 고치는 것은 선수
나 감독에게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유 감독은 그 일을
직접 한다. 단점 보완은 반복 훈련이다. 그 과정은 길고도 지루하
다. 이 때 유 감독이 선수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단순하다.

“선생님 피해갈래? 부딪쳐 갈래? 부딪쳐가야 선수 된다.”

훈련은 선수들과 매일 매일의 부딪힘이다. 결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
는다. 미궁과도 같다. 하지만 선수는 어느 순간 한 단계 도약한다.

“내가 아이들의 나쁜 습관을 지나치지 않고 막 싸우면 어느 날 선수
가 되어 있어요. 지도하면서도 향상되는 부분이 잘 안보였는데, 어
느 날 경기장에서 선수가 되어있더라니까. 대학 감독들이 와서 ‘저
선수 누구냐? 보내 달라’고 할 때 참 보람을 느껴요.”

“훈련을 시켜서 고쳐져야 희열을 느끼거든. 내가 얘기한대로 변화
가 올 때까지 난 끝까지 하거든. 그렇다고 (훈련을 통해 )선수의 성
장곡선이 늘 상승하지는 않고, 성장과 침체가 반복되는데, 나와의 시
간이 정말 선수 생활하는 동안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되도록 하는 거
지. 그게 내 역할이고 훈련이라고 봐요.”

훈련, 사소한 부문에서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훈련에 끌려가면 발전이 없다. 훈련을 지배하고 이 시간에 모든 것
을 쏟아 붓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누구나 조금씩 편하기를 원하는데 집중하지 않는 선수를 그대로 놔
두면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게 되어 있어요. 편한 쪽으로...공을 빼앗
기고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선수들, 받을 사람을 생각하고 주
지 않는 패스, 그런 부분들이 경기장에서 에러와 미스로 나타납니
다.”

“중학교에서 멘탈 없이 훈련하는 애들 많습니다. 이번에 아약스 가
서도 느낀 건데, 네덜란드는 즐기면서도 목적의식이 분명합니다. 프
리킥 찰 때도 조금이라도 공을 골문 앞으로 옮겨놓거나 벽을 쌓을 때
도 수비수들 조금씩 앞으로 다가서서 골을 안 먹으려는 노력이 멘탈
입니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훈련 때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신갈고 훈련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나는 다른 거 안 보고 그
런 거 본단 말이야”였다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호흡을 함께하는 것이 열정이
다.

유동관 감독은 포항에서 10년 선수생활을 마치고, 2군 트레이너로 코
치 생활을 시작했다. 초보 코치가 그렇듯 ‘선수’로서 자신의 스타
일과 관점을 ‘선수들’에게 강요하다보니 갈등이 심했다. 1군과 2군
의 격차가 컸던 당시로서는 강한 훈련이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지
만, 지나고 보면 아쉬움이 크다. 포항에서 7년 동안 코치생활 중 개
인사정으로 그만두고 브라질유학을 통해 지도자로서 본격적 공부를
하게 되었다.

“브라질 1부리그 과라니 팀 1군 선수들과 함께 했는데, 참관이 아니
라 같이 뛰면서 수첩에 메모하고, 밤에는 숙소에서 그날 훈련한 것
을 노트북으로 옮기며 공부했습니다. 그때 참 축구가 그렇게 재미있
을 수 없었습니다.”

브라질 코칭 유학의 핵심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볼’이었다.

“피지컬 훈련도 볼 가지고 하더군요. 그 쪽은 항상 볼 가지고 훈련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방법을 몰랐는데 유연성, 드리블, 밸
런스를 볼을 가지고 습득하게 훈련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브
라질 선수들의 유연성은 폴대를 사용해서 온 몸 활용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는데, 콘 작은 것을 10번 빠져나가는
것보다 키 높이의 폴대가 온몸을 사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생각입니
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훈련에서의 작은 차이가 선수의 성장과 경
기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영등포공고 코치와 백암중을 거쳐 2009년 신갈
고 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아약스 방문은 초둥고 지도
자로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었다

기본기가 안 되어있으면 전술을 하지마라

아약스에서의 시간은 우선 현대축구의 흐름을 느끼는 신선한 경험이
었다. 브라질 유학의 결론이 ‘볼’이었다면 네덜란드 전지훈련의 결
론은 확실한 ‘기본기’였다

“아약스 유소년 훈련의 기본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부딪혀보
니 정말 세밀합니다. 경기를 잘 하기 위해서 훈련하는데, 경기를 잘
하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당장 성적내기 위해 시합에서 이기
기 위한 훈련이 아니라 선수로서 육성을 위한 훈련은 어떻게 해야 하
는 지 알 수 있었지요. 코치 본인이 지속적으로 시범을 보이고 선수
가 한 가지라도 올바르게 자기 것을 만들 수 있도록 굉장히 세심하
고 철저하게 지도했습니다.”

“특히 고교 연령대에서는 '기본기가 안 되어있으면 전술을 하지마
라'는 개념이 명확하고 또 그대로 시행됐어요. 킥, 패스의 개념을 이
해 못하고 방법이 서툰 선수들이 어떻게 전술을 하겠습니까? 한국 학
원 축구 현실에서는 여러 면으로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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