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김보경-김진현, 세레소 오사카의 한국인 듀오를 만나다 ①
2023-08-09
세레소 오사카는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클럽이다.
1998년 하석주가 입단한 이후, 황선홍(1998~1999년), 노정윤
(2000~2001년), 김도근(2001년), 윤정환(2000~2002년) 등 역대 한국
대표 선수들이 거쳐갔다.
그 전통을 이어 현재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골키퍼 김
진현(24)과 미드필더 김보경(22)이다. 아직 20대 초반인 두 사람은
팀의 주력 선수로 활약하며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도
꼭 필요한 존재로 성장했다. 또한 이번 시즌은 세레소 오사카의 일원
으로서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도 출전했다. 5월 초, 세레소
오사카의 클럽 하우스를 방문해 두 선수와 J리그와 ACL, 한국 대표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김진현 선수는 3년째, 김보경 선수는 2년째입니다. J리그와 일본
생활에 익숙해졌습니까?
진현: 저는 세레소 오사카에서만 3년째가 되기 때문에 팀에도, J리그
에도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생각합니다.
보경: 저는 이번 시즌부터 세레소에서 플레이하고 있지만, 이미 오이
타 트리니타에서 1년간 경험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세
레소에서는 아직 1년째이지만, 진현 선배가 여러 가지로 도와주기 때
문에 팀 분위기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보경 선수는 1년 전에 오이타에서 취재했을 때보다 체격이 더 좋
아진 것 같은 느낌인데요. 근육이 더 붙은 듯 합니다.
그런가요?(웃음) 근육 트레이닝을 너무 열심히 해서 체격이 커진지
도 모릅니다.(웃음)
- 두 선수 모두 한국에서 프로 경험이 없는 상태로 일본에 건너왔어
요. 일본에 오기 전에 불안이나 걱정은 없었습니까?
진현: 물론 있었죠. 저는 골키퍼이기 때문에 언어 문제가 더 중요했
고, 축구 스타일에 대한 불안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골키
퍼가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고, 경기에 출전한다는 보장
도 없기 때문에 불안했다고 할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이 있었어요. 그러나 그 이상으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
다. 도전할 마음이 불안과 걱정을 잊게 해줬죠.
- 원래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이 강했었나요?
진현: 예. 꿈이라고 해야 할까, 욕심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해외
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J리그든 유럽이든, 골키퍼라는 포
지션은 하나밖에 없고, 자리를 못 잡으면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어렵
잖아요. 그렇게 될 경우 중요한 실전 경험도 못하게 되죠. 그런 면에
서 해외 진출은 골키퍼에게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아
무도 도전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보람이라고 할까, 자부심을 느끼
고 일본에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 김보경 선수의 경우도 홍익대 재학 중에 일본에 건너왔는데, 망설
임은 없었나요?
K리그는 드래프트가 있어 자신이 원하는 클럽에 갈 수 없다는 것도
있었고요. 또한 J리그는 고교 때부터 관심이 있었죠.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 플레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대학 재학 중에 실제로
J리그 클럽들의 권유가 받았어요.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는 고민
도 했지만, 지금은 J리그에 와서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두 선수에게 J리그는 어떤 이미지였나요?
보경: 고교 시절로 기억하는데, J리그 경기를 보고 패스 축구가 매
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주 패스가 잘 돌아간다고 할까? 서포터도 열
기가 있고, 우승 다툼 뿐만 아니라 강등 싸움이나 승격 다툼도 있
고, 매우 환경이 갖춰져 있는 리그라는 느낌을 받았죠.
진현: 오기 전에는 그냥 해외 축구리그라는 인식밖에 없었지만, 실제
로 일본에 와서 느끼는 것은 한국에 비해 리그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J1, J2 뿐 아니라 JFL, 대학 축구, 고교, 중학
교, 청소년 등 피라미드형의 시스템이 제대로 완성되어 있었죠. 이
런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국도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고 느낍니다.
- 이렇게 믿음직한 선배가 세레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보경 선
수는 세레소와 계약 후 바로 임대로 오이타에서 뛰게 되었어요. 그
때는 어떤 심경이었나요?
세레소와 계약했을 때부터 1년간 임대로 가는 것은 정해져 있었기 때
문에 특별히 다른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고, J2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후 J리
그 단계로 올라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진현 선수는 1년간 혼자 고생한 후 함께 할 수 있는 한국 선수
가 온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바로 임대로 떠나서 아쉽지 않았어요?
(웃음)
좋아했다가 너무 아쉬웠습니다.(웃음) 1년간 혼자 고생했기 때문에
보경이가 온다고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죠. 그런데 바로 임대로 오이
타에 가기 되어서 유감이라고 할까, 기쁨이 끝나 버려서...(웃음) 하
지만 오이타에는 1년 임대로 갔기 때문에 1년만 기다리면 돌아올 것
으로 알고 있어서 실망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 김진현 선수도 골키퍼를 하면서 첫 시즌부터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어요. 외국인, 그것도 프로 경험이 없는 새내기 골키퍼였다는 점
을 생각하면 매우 획기적인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만.
제게 있어서 너무 좋은 1년이었습니다. 감독님이 첫 해부터 경기에
출장시켜 주셨고, 제게 믿음과 자신감을 주셔서 플레이를 향상시킬
수 있었어요.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르면서 프로가 무엇인지, J리그
가 무엇인지, 일본의 축구는 무엇인지를 배우고 흡수했던 한 해였다
는 생각이 듭니다. J리그의 공격수들은 센스도 있고, 결정력도 있으
므로 그런 환경 속에서 보내는 것만으로도 제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
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 김보경 선수의 경우, 당시의 오이타는 황보관 감독이 이끌었고, 한
국인 선수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편한 부분도 많았을 것 같은데
요.
감독님과 말이 통하고, 친구도 같은 세대의 한국인 선수가 있었기 때
문에 일본 팀이지만, 한국 팀에서 플레이하고 있을 때와 같은 편안함
이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어를 하는 선수도 있었기 때문에 마음
이 편했어요.
- 두 선수 모두 첫 해에는 J2리그를 경험했어요. J2리그를 통해 얻
은 것이 있습니까? 한국 축구팬들은 J2리그에 대해서는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보경: J2리그에 있었을 때는 J리그 수준은 별로 알지 못했는데, 확실
히 J2와 J1과는 실력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J2리그의 상
위 팀과 J리그 팀들과는 실력 차이가 별로 없다고 봐요. 지금 생각하
면 J2리그를 경험하면서 일본 축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면역이 생
겼다고 할까, 좋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첫 해부터 경기에 많이 출전
했던 것이 좋은 경험이되었다고 생각해요.
- J리그와 J2리그의 차이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보경: 솔직히 J리그도 J2리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
다. 그런데 이번 시즌부터 J리그를 경험하면서 차이를 느끼게 되었어
요.
예를 들어 개인적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J2리그는 J리그에 비해 떨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J2리그의 선수들 중에도 물론 잘하는 선수는 많
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역시 J리그 쪽의 레벨이 높죠. 기술과 게임
을 전개하는 능력 등은 J리그 선수들이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다
만 기동력과 운동능력에 관해서는 J2리그 선수들도 J리그 선수들에
못지않습니다. 오히려 기동력이라는 점에서는 J2리그 쪽이 우수할지
도 모르겠네요.
- 골키퍼를 보면 어떨까요? J리그와 J2리그의 차이가 있습니까?
진현: 저도 J2리그를 경험했지만, 보경이가 말한 대로 기동력은 J2리
그가 더 좋다고 봐요. 그리고 J2리그 쪽이 공이 많이 움직이고, 빠르
게 시합 전개가 됩니다. 자기 진영에서 적진, 적진에서 자기 진영,
이런 식으로 공이 자주 왔다 갔다 합니다. 그래서 속도와 기동력이
있는 것이지만, 게임을 안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선수가 적습니
다. J리그의 경우는 개별 기술력이 높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제대로
공을 유지하고 패스를 돌리면서 경기를 만들어갈 수 있죠. 그런 차이
가 있는 것 같아요.
- 그렇군요. 그런 J리그 축구를 김보경 선수는 올해부터 경험하고 있
는데요. 적응할 수 있습니까?(웃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웃음) J리그와 J2리그의 차이가 있
다 해도 일본에서 2년째가 되기 때문에 적응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능력이 높은 선수들과 싸울 수 있으므로 차라리 축구를 하
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 레비르 쿨피 감독은 각자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보경: 일단 개개인이 기술이나 컨디션 면에서 제대로 준비하기를 요
구하고, 그 다음으로 팀 전술적인 면을 강조하십니다. 공격 때는 어
느 정도 자유롭게 플레이하지만, 수비 때는 팀의 균형을 생각해서 플
레이하기를 요구하시죠. 큰 틀 안에서 팀 전체를 파악하고, 그 속에
서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발휘하고 팀에 공헌해야하는가를 항상 의식
하면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진현: 감독님이 골키퍼인 저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
다. 굳이 말하자면 실점하지 않고 안전하게 골문을 지켜달라는 것 정
도?(웃음) 그리고 빠른 공격과 안정된 수비를 하기 위해서 뒤에서 전
체를 보고 이야기를 해주기를, 또 공격 시에는 공을 빨리 던져줘야
한다는 요구를 들었습니다.
- 올해의 세레소는 J리그뿐만 아니라 ACL에서도 경기를 했습니다. 경
기 수도 많고 이동거리도 길어졌다고 할 수 있죠. 이런 것이 피곤한
가요? 아니면 즐거운가요?
보경: 경기 수가 많아져 피곤한 것은 확실하지만, ACL의 경험은 팀에
게도 선수에게도 매우 큰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ACL을 경험
할 수 없는 선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ACL에서 경기
할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소중하다고 느끼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