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전] ‘리틀 박지성’ 김보경, 빛나는 55분
2023-08-09
비록 박지성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지만 ‘또 다른’ 박지성의
존재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온두라스전이었다. ‘작은 박지성’
김보경 이야기다.
김보경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팀 친선경기’ 온두라스전에서 박지성의 등 번호였던 7번을 부여 받
고, 지난 2011 아시안컵에서 박지성이 뛰던 바로 그 자리, 왼쪽 측
면 미드필더로 나섰다.
모두가 ‘포스트 박지성 찾기’에 관심을 모은 경기에서 김보경의 활
약은 단연 눈에 띄었다. 선발 출전한 김보경은 전반 초반부터 흡사
박지성과 같은 투지와 영리함으로 온두라스의 왼쪽 측면을 허물었
다. 골 라인을 넘어갈 듯한 공을 살려내 크로스를 올려 골 찬스를 만
들어내는가 하면, 좁은 공간에서 영악한 힐 패스로 공을 빼내 공격
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김보경이 만들어낸 최고의 장면은 전반 42분 수비에서 공세로 전환
시에 나왔다. 하프라인에서부터 드리블을 하며 돌진한 김보경은 온두
라스 수비수 한 명을 두어 번의 헛다리 짚기로 제친 후 돌파, 중앙
에 있던 박주영에게 정확하게 공을 전달했다. 비록 박주영을 거쳐 이
청용에까지 도달한 공이 온두라스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지만, 골 찬
스를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에서 김보경이 보인 플레이는 박지성의
돌파력과 센스를 꼭 닮아 있었다.
박지성에게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받기도 한 김보경은 일찌감치 A대표
팀과 인연을 맺어왔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부터 2011 아시
안컵에까지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했다. 하지만 정작 메이저 대
회에서는 중용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
당시를 회고하는 자리에서 “지성이가 있으니까 그 자리에 쓸 수 없
었고, 다른 자리에 두자니 자철이와 용래, 성용이가 있어 놔둘만한
자리가 없었다”며 김보경의 보직에 대한 고민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박지성을 닮은 김보경의 성실함은 곧바로 조광래 감독의 눈길
을 사로잡았다. 아시안컵에서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했고, 결국 이를 지켜본 조광래
감독이 “지성이 다음으로 한번 기회를 줘봐야겠다”는 마음의 결정
을 내리기에 이른다.
김보경은 비록 온두라스전에서 55분의 활약을 펼치고 그라운드를 빠
져나갔지만,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며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물론 아직 박지성
의 존재감을 완벽히 메우기 의해서는 설 익은 플레이가 눈에 보이지
만 ‘리틀 박지성’으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출처] 스포탈코리아 = 이민선 기자
관리자 11-04-06 18:00